2009/09/10 09:48

진실, 무현, 재범..다음은 당신입니다

재범이를 한 방에 보낸, 한 낱 양키 딴따라가 뱉어 낸 치욕을 견딜 수 없었던, 우리의 자랑스런 대한민국- 스나이퍼 코리아 -은 그 다음 목표물로- 너무나 모순적이게도 - 그 재범이를 부탁한 '제보자'에게로 총구를 돌렸다. 진실, 무현, 재범 그리고 그 제보자.. 네 인물 모두 그렇게 보내 버릴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기에.. 언제 내 차례가 다가올 지 몰라 두려울 따름이다. 혹 지금 쓰는 이 글이 내 유언이 될지도 모르기에 난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. 하지만 내게 시간이 있을까.

'스나이퍼 코리아'를 관찰하며 가장 의아한 부분은 이것이다. 분명 그는 총구를 겨눴던 대상을 사랑했다. 근데 어디서 무슨 소릴 들었는지 이 팔랑귀는 그 사랑이 싹 가시고서는 '사랑한다'고 고백해왔던 그 대상에게 어떠한 변명의 기회도 주지 않고, 어떠한 대화나 소통의 자리도 마련해 보지 않은 채 단번이 쏴버린다. 그가 악날하기로 소문난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. 그는 방아쇠에 손 가락을 넣은 이후엔 망설이지 않는다. 걸렸나? 끝이다.  

웃긴 것은, 그의 총을 빼앗으려는 자들에게 그 또한 '소통'과 '대화' 없이 총을 빼앗아 가려 한다고 난리를 쳤던 일이 떠오르기 때문이다. 그렇다. 그는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총을 빼앗아 가려던 놈들에게 소통하자고 소통하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. 하지만 그 총으로 남의 생명을 앗아가는데 있어서 그의 머리는 뜨거웠다. 가슴은 차가웠다. 그 무시무시한 킬러가 이제 자신을 보낸 제보자를 처단하고 다음 타겟을 찾고 있다....

소설이 나온다 소설이.
재범군의 사태를 지켜보며 또 그 제보자에 대한 소식을 들으며 느끼는 이 나라의 막장 여론 문화에 신물이 난다.       

이로써 우리는 故 노 전 대통령과 故 최진실 양의 죽음을 통해 아무것도 느낀 것이 없는 국민임을 증명하고 말았다. 왜 울었나. 울 때 각자 느낀 바는 있지 않았던가? 누가 그들을 이 땅에서 떠나게 만들었을까? '나 때문에'라고 지금 대답하지 않을 거면 왜 그 수많은 추모 댓글에 '미안하다고' 되뇌었던가. 여론과 소문 때문이라고? 그건 누가 전하는건가? 그건 누가 만드는건가? 그건 누구 때문에 생기는가..

그렇게 보내놓구선 이제와서 돌아오라고? 싫다고 쫓아낼 땐 언제고 이제와 제보자를 추적해 내다니.. 이제 그 제보자도 안녕이구나.

하나만 했으면 좋겠다.
소통을 하자고 계속 정권에 요구할 국민이라면, 일관성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도전해 오는 사람, 나라, 세력에 관해서도 똑같이 소통의 자세를 취할 것이다. 허나, 자기를 화나게 한다고 하여 쏴 버리는 국민이라면, 이제 국가를 상대로 소통하자는 소리도 그만 했으면 좋겠다. 그냥 그런 나랏님과 그런 백성들이 사는 아름다운 나라라고 생각하고 말게. 더 이상 기대하지 않아도 되게..

이거 하나만 기억하자. 그 다음이 당신이 될 줄은 아무도 모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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